2000년대 축구 전술의 변화


최후방 라인을 끌어올려 미드필드 지역에서부터 상대를 적극적으로 압박하고, 이를 통해 평균적인 볼 탈취 지점을 높이는 방법은 기술적 수준이 부족한 팀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격 수단이 된다.


why? 빌드업 거리 단축, 패스 횟수 경감 → 공격 성공률 증가


Penetration : 상대 최종 수비를 돌파하여 피니쉬를 시도하기 위한 과정.

'최종 수비 돌파'


포스트 플레이 : 상대 수비수를 등진 상태에서 볼을 키핑하는 플레이


How the 2000s changed tactics

#1 패싱 미드필더들의 몰락과 부활


2004년, 가브리엘레 마르코티는 더 타임즈에 바르샤 레전드 펩 과르디올라에 관한 기사를 썼다. 그 기사는 과르디올라의 뛰어난 커리어에 관한 기사도, 파올로 말디니처럼 꾸준히 높은 수준의 플레이를 보여주는 능력에 관한 기사도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2004년경의 축구에 과르디올라가 얼마나 쓸모없는지에 관한 기사였다.


그가 더 이상 재능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얘기는 아니었다. 그는 피지컬적으로 뛰어난 선수는 아니었지만 수비진 앞에 서서 더욱 화려한 플레이어들에게 패스를 뿌리는 역할을 맡았다. 미카엘 라우드럽,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 그리고 호마리우가 그의 역할의 수혜자들 중 가장 유명한 이름들이다. 마르코티가 그 기사를 썼을 때 과르디올라는 33세였고, 전성기를 맞고 있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아무도 그를 원하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 유럽의 중원은 두 종류의 미드필더들로만 채워졌는데, 강한 태클 능력을 보유한 수비형 미드필더들과 창조적인 역할을 맡는 전통적 10번이 그들이다. 대부분의 대형클럽들이 이런 파괴자-창조자 조합을 선택했는데, 유벤투스의 다비즈-지단 조합이 좋은 예이다. 따라서, 과르디올라와 같은 딥-라잉 플레이메이커들이 설 자리는 남아있지 않았다.


마르코티가 썼던 원 기사를 인용하자면:

'그의 미드필더로서의 기술들은 시대에 뒤처진 것들이다...현대 축구는 더 이상 과르디올라와 같은 선수들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그가 커리어의 정점을 찍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설 자리는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과르디올라와 같은 선수들이 선보이는 정교하고 전술적으로 꼭 필요한 패싱 스타일을 젊은 팬들이 볼 수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또한, 과르디올라 본인이 했던 말을 인용하자면:

'나는 변하지 않았다...나의 기술적 능력이 쇠퇴한 것도 아니다. 그냥 축구의 양상이 달라진 것 뿐이다. 과거보다 경기가 빨라지고 피지컬적인 면이 중시되고 있다. 전술들은 달라졌고, 파트릭 비에이라나 에드가 다비즈처럼 태클을 하고 공을 따내는 선수가 요구된다. 패스도 잘 한다면 좋겠지만, 그것은 보너스에 불과하다. 하지만 중앙미드필더들은 온전히 그들의 수비적인 능력으로만 평가받고 있으며...나같은 선수들은 설 자리가 없어졌다.


그것이 2004년의 얘기였다. 현재, 그러니까 2010년 클럽단위에서의 유럽 챔피언 팀은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을 바르샤에 접목시킨 바로 그 펩 과르디올라에 의해 지휘되고 있다. 이번 시즌, 그는 주로 3명의 과르디올라 스타일 선수들로 중원을 채웠는데, 샤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아 이니에스타, 그리고 세르히오 부스케츠가 바로 그들이다. 샤비와 이니에스타는 함께 스페인을 국가대표팀 단위에서의 유럽 챔피언으로 만드는데도 일조했다. 과르디올라 스타일의 축구가 끝났다고 생각된지 단지 6년만에, 축구는 원래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인식되고 있다.


그렇게 짧은 시간에 그렇게 많은 것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과르디올라 스타일의 선수들의 재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전술적 유행이 2000년대 중반의 4-4-2 시스템에서 3명의 미드필더들을 두는 4-2-3-1이나 4-3-3으로 바뀌었다는 데 있을 것이다. 이것은 과거보다 중원에 한 명의 선수를 더 둘 수 있다는 얘기고, 과거의 파괴자-창조자 조합은 그 중간에 passer(이하 지원자로 번역)를 끼울 수 있게 되었다. 거의 타이틀을 딸 뻔한 리버풀의 굉장한 미드필더 3인방 마스체라노(파괴자) - 알론소(지원자) - 제라드(창조자) 조합이 그런 예이다.


변화는 이 뿐 만이 아니다. 2000년대 중반 '마케렐레 역할'로 한 명을 사용하는 것은 상대 10번을 지우는 역할을 하게 되어 10번 포지션 자체가 쇠퇴하게 되었고, 다시 마크할 상대가 없어지게 된 마케렐레 역할 자신도 중요성이 떨어지게 되었다. 따라서 '창조자'들은 과거보다 좀 더 내려와 조직적인 페싱게임의 일부가 되었고, 3명의 미드필더들의 맨 앞에서 이러한 역할을 맡은 선수들로서는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안드레아 이니에스타가 있다. 한편, 홀딩 미드필더 또한 태클중심의 선수로부터 패싱중심의 선수로 변하게 되었는데, 부스케츠와 마이클 캐릭이 이런 변화의 수혜자들이다. 그리고 갑자기, 미드필더 싸움은 피지컬 싸움이나 공을 따내는 싸움이 아닌, 현재의 바르샤가 보여주듯이 패싱싸움이 되었다.


물론, 우리는 이러한 유형의 선수들이 순전히 바르샤의 창조물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유럽에는 이 외에도 공을 갖고 플레이하는 선수들이 여럿 있다. 안드레아피를로가 좋은 예이지만, 마르코티의 기사에서도 밀란이 전혀 다른 유형의 축구를 했기 때문에 그가 설 자리는 남아 있었다고 적고 있다. 로마의 다비드 피자로 또한 다른 예이지만, 다시 한번 로마 또한 최근에는 전통적인 축구와는 거리가 먼 시스템으로 축구를 하고 있다. 피자로는 인테르의 4-4-2시스템에서 축구를 할 때는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이로 미루어보아 공을 갖고 플레이하는 미드필더들은 지난 10년의 대부분동안 예외적인 포메이션에서만 제 역할을 할 수 있었다는 결론을 내릴 수 도 있겠다.


과르디올라가 샤비와 이니에스타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서도 안된다. 그들은 이미 클럽에서 자라나며 완성된 선수들이다. 하지만 그들이 유망주 시절에 과르디올라에게 많은 영감을 받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고, 그들은 프랑크 레이카르트 지휘하의 바르샤에서는 꾸준히 출장하지 못했었다. 2006년 그들이 우승하였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는 바르샤가 두 명의 홀딩 미드필더들을 기용함에 따라 그 둘 모두 선발출장명단에서 제외되었다.


따라서, 2000년대로 넘어오면서 모두가 예상했던것과는 달리, 힘이 기술을 이기는 것 대신 반대의 현상이 발생했다. 그 어느 때 보다 기술적인 능력이 중시되고 있다. 위에 과르디올라의 말을 인용한 것을 다시 읽어보면, 아마 전혀 다른 세상 얘기를 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일 것이다. 따라서 선수로서는 6년 전 쓸모없다고 평가받았지만, 과르디올라와 그의 철학은 감독으로서는 현재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다.


과르디올라가 바르샤의 감독이 되었을 때 그는 37세에 불과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비록 그의 완벽한 프로정신에 따라 신체적 능력도 어느 선까지는 유지했었겠지만, 어차피 그는 신체적 능력이 아닌 패싱 능력으로 승부하는 선수였기 때문에 37세의 과르디올라가 여전히 라리가나 세리에 A에서 현역 미드필더로서 충분히 뛸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비록 그의 선수로서의 커리어는 조기종료되었지만, 그만큼 그의 철학이 현대 축구에 빨리 전파될 수 있었다.


따라서, 2000년대 축구 전술의 가장 인상적인 측면은 과르디올리즘의 몰락과 부활이라고 할 수 있다.


#2: 전통적 10번의 고전


2000년대는 현대축구에서 가장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토너먼트 유로2000과 함께 시작했다. 4강진출팀들은 모두 상대 수비와 미드필진 사이의 공간에서 플레이하는 전통적 10번을 기용했다. 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그리고 네덜란드는 지네딘 지단, 프란체스코 토티, 마누엘 루이 코스타, 그리고 데니스 베르캄프를 기용했고, 트레콰르티스타를 기용하지 않았던 잉글랜드와 독일이 조기탈락하게 됨으로써 전통적 10번을 기용하는 것은 성공을 위한 필수요소로 생각되었다.


오늘날, 지난 2번의 세계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였던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기본적으로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들어오는 선수들이다. 메시와 웨인 루니는 조금만 일찍 커리어를 시작했더라도 트레콰르티스타로 기용되었을 것이다. 사실, 자신이 투톱 바로 뒤에 플레이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대부분의 선수들은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을 기본적으로 측면에서 출발하도록 고쳐야만 했다. 항상 그랬듯이, 측면에서 플레이하는 것은 어느 정도의 주력을 요구하고 그런 측면에서 메시, 루니, 안드레이 아르샤빈, 또는 프랑크 리베리같은 선수들은 아무 문제 없이 현대 축구에서도 본인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호날두, 루니, 아르샤빈, 메시, 그리고 토티까지 5명은 또한 필요시 언제나 faulse nine 역할을 맡을 수 있는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하지만 최전방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능력도, 측면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주력과 기술도 없는 선수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르헨티나에서 계속 나오는 '차세대 마라도나' 목록을 따라가 보는 것은 거의 '자신의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 선수들' 목록을 보는 것과 같다. 후안 리켈메, 파블로 아이마르, 안드레 달레산드로, 그리고 하비에르 사비올라가 바로 그런 예들이다. 아이마르와 사비올라는 발렌시아와 바르샤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였지만, 위에 언급한 네 명 중 누구도 우리가 기대했던 것 만큼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이것은 남미와 유럽의 전술적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문제일 수 있다. 남미에서는 여전히 10번이 중요한, 혹은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반면 유럽은 포워드 뒤에 서는 10번을 더이상은 거의 쓰지 않는다. 따라서 아르헨티나에서 넘어온 수많은 '차세대 마라도나'들이 유럽에서 장기간 활약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은 반면, 이미 이들 중 가장 많은 것을 보여준 메시는 13세에 유럽에 도착하여 유럽식 축구 교육을 받았다는 것은 우연이라고 할 수 없다.


조나단 윌슨은 더 부지런하고 팀에 융화되며 꾸준한 활약을 기대할 수 있는 '새 시대의 선두주자' 루카 모드리치와 대비하여 리켈메를 '최후의 전통적 플레이메이커'로 묘사하였다. 그는 한 팀이 플레이메이커를 기용하는 것은 그에게 너무 의존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하였다. 이 역할을 맡은 선수들은 일반적으로, 그리고 특히 아르헨티나에서는, 천재적인 개인 전술능력을 보여주는 번뜩이는 창조자일 것을 기대받는데, 문제는 거기다가 팀에서 가장 꾸준한 모습까지도 요구받는 포지션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서로가 4-4-2로 경기하며 단순한 '파괴자 vs 창조자'구도로 경기가 흘러갈 때는 가능했을지도 모르지만, 4-3-3이 인기를 끌면서 중원이 밀집된 이후에는 2000년대 초반에 지단, 루이 코스타, 혹은 토티가 맡았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유럽 탑리그의 빅클럽에서 전통적 10번 역할을 수행하는 선수들은 몇명이나 있는가? 일단 카카를 들 수 있겠다. 하지만 그는 유럽의 그 어느 구단과도 다른 축구를 펼치는 밀란에서 그의 커리어 대부분은 보냈다. 밀란은 4명의 중앙미드필더들을 기용하면서, 카카가 중앙에서 창조성을 부여하는 유일한 선수가 아니게 되어 그가 부진할 때에도 밀란은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실제로, 그의 최전성기에도 카카는 호날두나 메시가 올해의 세계선수상을 받을 때와 비교하였을 때 상대적으로 기복이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더 이상 그런 특별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고, 현재까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의 브라질 대표팀 동료인 유벤투스의 디에고 또한 놀라운 재능을 지닌 선수이지만 유베와 계약한 이후로 그의 최고의 모습을 거의 보여주지 못했다. 오늘날의 토티는 포워드보다는 트레과르티스타에 가까운 플레이를 펼친다. 웨슬리 스나이더가 이번 시즌 10번처럼 플레이하고 있지만, 그 또한 파벨 네드베드가 그랬던 것 처럼 필요시 측면에서 경기를 펼칠 수 있다. 다른 중앙에서 플레이하는 플레이메이커들, 세스크 파브레가스, 스티븐 제라드, 그리고 프랭크 램파드는 좀 더 능력치가 고루 갖춰진 선수들이고 리켈메보다는 활동량이 많은 선수들이다. 요안 그루퀴프는 아마 탑 수준의 전통적 플레이메이커에 가장 가까운 선수일테지만, 그가 리그1에서 플레이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그는 상위레벨의 검증을 받거나 주요 국제 토너먼트에서 활약을 보이기 전에는 진정한 월드클래스로 평가받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현재까지는 새로운 루이 코스타나 데니스 베르캄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 할 수 있다. 전통적 10 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지지 않는 한, 우리는 새로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나 새 웨슬리 스나이더 얘기밖에 들을 수 없을 것이다.


#3 스리백의 몰락


포백보다 스리백이 훨씬 전술적으로 흥미있고 다양하기 때문에 최근의 스리백의 몰락은 아쉬운 일이다. 스리백 또한 포백과 기본적으로 같은 역할을 했는데, 수비진에 남는 한명이 미드필더 장악을 도왔다.






빨간색의 스리백은 파란색의 4-4-2를 상대로 잘 작동한다. 수비진에서 숫적 우위를 점함은 물론 공격현 미드필더를 상대 미드필더진과 수비진 사이에 포진시킬 수 있다.


일반적으로, 스리백은 4-4-2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맨마킹의 측면에서, 스리백은 두명의 맨마킹을 하는 선수와 스위퍼를 한 명 기용할 수 있다. 공간적인 측면에서, 스리백은 공의 위치에 따라 경기장에서의 포진이 달라지게 된다. 오른쪽으로 공이 오면 우측 센터백은 오른쪽 풀백 위치로 가 중앙에 두명의 센터백들을 남기게 되는데, 가운데 선수는 니어포스트를 맡고 왼쪽 선수는 파 포스트를 맡게 된다. 공이 반대쪽으로 오면 포진 또한 반대가 된다. 스리백을 사용하는 팀들은 좌우로 빨리 흔드는 팀에게 약점을 보일 수 밖에 없는데, 윙백들이 상대방 측면 공격수들을 잘 마크해 주는 이상 별 문제가 없었고, 여전히 미드필드에 선수를 남겨둘 수 있었다(원 링크에 있는 그림상으로는 공격형 미드필더를 의미).













여기서, 스리백이 4-3-3을 상대할 때, 빨강팀의 스리백은 상대 원톱을 상대로 3vs1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만약에 빨강팀의 윙백들이 파랑팀의 윙어들을 막는다면, 측면 공격 옵션을 잃게 되고 점유율 면에서도 손해를 보게 된다. 만약에 센터백들이 상대 윙어들을 막는다면, 수비진이 지나치게 벌어지게 될 것이다.


스리백의 문제점은 투톱을 상대 할 때 빼고는 거의 잘 먹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원톱을 상대할 때는 수비진에서는 3vs1 이 되어 수비적으로는 문제점이지만 명백하게도 다른 곳에서는 숫적 열세를 면할 수 없게 된다. 쓰리톱(한명의 중앙 공격수와 두 명의 측면공격수)을 상대로는, 어떠한 대처방법도 애매해지는데, 3-4-1-2전형의 윙백들이 4-3-3의 윙어들을 막는다면 여전히 수비에서의 3vs1문제가 발생한다. 만약에 센터백들이 상대 윙포들을 막는 역할을 맡는다면, 중앙수비간 간격이 심각할 정도로 벌어지거나 상대 윙어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시간과 공간을 내어줄 수 밖에 없게 된다.


게다가, 현대 축구에서는 움직임/주력/다재다능한 공격수들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짐에 따라 스리백의 진형을 허무는 것이 너무나도 쉬워졌다. 3-5-2나 3-4-1-2는 상대 풀백들을 자유롭게 놔 둘 수 밖에 없고, 따라서 공격형 풀백들의 등장과 함께 이 전형들은 쓸모가 없게 되었다. 3-4-3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이 덜했긴 했지만 말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90년대 중후반에 이상하리만치 스리백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었고, 대부분의 팀들이 이런 방식으로 경기하였다. 심지어 그 유명한 아스날도 아슨 벵거가 팀을 맡을 당시에는 스리백으로 경기하고 있었다. 비록 그가 포백으로 전환하면서 그가 풀시즌을 맡은 첫 해 바로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말이다. 이런 스리백에 대한 비정상적인 선호는 어느 정도는 독일이 공격형 스위퍼인 잠머와 수비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윙백들과 함께 유로 96에서 보여주었던 환상적인 3-4-1-2에 영향을 받았다. 물론, 대부분의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투톱을 사용하였다는 것도 어느 정도 스리백을 기본전술로 사용하는데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시즌에는 단 하나의 프리미어리그 팀도 꾸준히 스리백을 사용하지는 않았따. 너무 많은 팀들이 스리톱이나 원톱 전술을 사용하고 있고, 비록 스리백은 여전히 4-4-2를 상대하기에는 최적의 전술이지만 경기에 따라 스리백과 포백을 오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세리에 A에서는 제노아, 나폴리, 그리고 때때로 팔레르모가 스리백을 사용하고 있지만, 프리미어리그의 팀들과는 달리 그들은 모두 선수들과 감독들이 3-4-1-2과 4-3-1-2를 병행할 수 있는 전술적 능력이 있다.


재미있게도, 조날 마킹이 선정한 '지난 10년의 팀'(“Teams of the Decade”) 목록에서 스리백을 사용한 두 팀은 또한 그 목록에서 가장 옛날의 두 팀이기도 한데, 2000/01시즌의 로마와 2002년의 브라질이 바로 그들이다.


국가대표팀을 살펴보자면, 모든 주요 유럽 국가들과 모든 주요 월드컵 우승 도전국들은 포백을 선택하고 있다. 칠레는 눈여겨볼만한 예외인데, 마르셀로 비엘사는 재미있는 3-3-1-3진형을 선택하고 있다. 상대방들이 익숙하지 않은 과제인 스리백을 뚫는 것을 어떻게 해 내는지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일 것이다.


이집트는 하산 셰하타의 지휘 하에 3-4-1-2 포메이션을 선택하여 결과적으로는 지난 3번의 아프리카 네이션스 컵을 우승하였다. 그들은 아직까지 4-4-2를 고집하고 있는 아프리카 팀들을 상대하여 우승을 하긴 했지만, 다른 시스템을 사용하는 팀들을 상대할 때는 여전히 문제를 드러냈다. 그들은 그들보다 훨씬 약하긴 하지만 그들과 같은 3-4-1-2전술을 사용한 알제리아에게 월드컵 플레이오프에서 지는 바람에 원드컵에는 진출하지 못하게 되었다. 잉글랜드가 최근 홈에서 이집트와의 경기에서 얼마나 좋지 않은 모습들을 보였는지를 감안한다면, 남아공 월드컵에서 그들이 비슷한 전술을 사용하는 알제리아를 상대로 같은 문제를 드러낼 것인지 아니면 파훼법을 갖고 나왔을 지 구경하는 것도 관전포인트일 것이다.


스리백은 제대로 사용하였을 때문 실로 아름다운 전술이 될 수 있다. 세리에 A는 앞서 말한대로 스리백을 사용하는 팀들이 있기 때문에 재미있는 리그이다. 전술에 관심있는 이들은 국적을 불문하고 이번 여름 칠레의 선전을 빌어야 할 것이다. 비엘사의 성공이 전세계적으로 같은 전술의 모방을 불러일으킬 것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4: 공이 없을 때의 움직임(off the ball movement)


공이 없을 때의 움직임은 축구계에서 처음 주목받는 것은 아니다. 조나단 윌슨의 'Inverting the Pyramid'책에 의하면, 1953년에 잉글랜드를 6-3으로 꺾은 것으로 유명한 그 전설적인 헝가리 팀의 가장 큰 특징은 선수들이 자신의 포지션을 이탈해 동료들과 스위칭을 하는데 있었는데, 이것은 상대 선수들이 누구를 마크해야 하는지 혼란에 빠트리는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좋은 움직임'에 대한 인기가 다시 높아지고 있고 중요성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현대 축구에서의 좋은 '오프 더 볼'움직임의 효과는 상대를 자기 위치로부터 끌어낼 수 있다는 데 있는데, 이로 인해 중요한 지역에 공간이 생길 것을 기대할 수 있다. 스트라이커는 자신을 마크하는 센터백을 피해 미드필더 쪽으로 내려올 수 있는데, 이 때 a) 마크맨이 따라오지 않으면 자유롭게 패스를 받을 수 있고 b) 마크맨이 따라오면 수비진의 심장부에 공간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b)는 생기게 되는 공간을 파고들 선수가 있을 때에만 효과적이다. 4-4-2에서의 가장 일반적인 예는 한 명의 스트라이커가 중원으로 내려오면서 센터백을 자신과 함께 끌고가면 스트라이커 파트너가 수비진을 가로질러 새로 생긴 공간을 향해 침투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좀 단순한 움직임이다. 4-4-2에서는 공격진과 미드필더진의 거리가 좀 멀었기 때문에, 공격수와 미드필더진 간의 유기적인 움직임은 만들어내기가 어려웠다.


4선전술로의 전환은 자연스레 포워드진과 전진하는 미드필더들간의 거리가 좁혀지게 했고, 이는 포워드의 움직임으로 인해 생긴 공간에 침투하는 것이 훨씬 쉬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4-4-2에서는 포워드가 다른 포워드를 지원하는형태였따면, 예를 들어 4-2-3-1에서는 원톱의 움직임으로부터 생기는 공간은 4-4-2였을 때보다 훨씬 가까이에 있는 측면 공격수들을 포함한 3명의 공격지원자원이 침투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윙어가 포워드를 위해 공간을 만들어 줄 수도 있고, 공격형 미드필더가 좀 더 수비적인 역할을 맡은 미드필더에게 공간을 만들어 줄 수 도 있다. 공격형 풀백의 등장과 함께, 측면 공격수들은 풀백들이 오버래핑할 공간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요약하자면, 4선전술이 3선전술보다 더 유연하다는 사실은 움직임의 중요성을 증가시켰다고 할 수 있다.


움직임에 대한 재조명은 아마도 아리고 사키의 밀란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파올로 말디니가 말하였듯이,

'사키가 밀란에 오기 전에는 선수간 1대1 대결이 경기의 핵심이었는데, 그가 온 후로는 공이 없을 때의 움직임이 가장 중요하게 되었고, 그것이 우리가 승리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이것은 현대 축구의 다른 측면과도 함께 이해되어야 하는데, 미드필드에서의 공 점유율에 대한 중요도가 증가하게 되면서 공격진에서의 움직임 또한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 또한, 현대 축구선수들의 주력이 일반적으로 빨라진 것과 역습을 즐겨하는 경향(기본적으로 파고들 수 있는 공간이 더 많이 생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한 이에 영향을 미쳤다.


좋은 움직임은 모든 공격 포지션에서 중요하지만, 원톱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그 역할을 맡는 선수들에게는 특히 중요하게 되었다. 그 부분에서 특히 뛰어났던 선수는 포르투갈의 스트라이커 페드로 파울레타였다. 10년 전에는 원톱의 역할이 공을 받아 주는 것이었다면, 오늘날에는 공이 없을 때 영리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는가가 관건이 되었고, 따라서 웨인 루니와 리에드손같은 선수들이 원톱을 맡을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또한 '위장 9번'(false nine)의 등장 또한 부분적으로 설명한다.


현대축구의 다른 많은 아름다운 측면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지만, 아스날이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가장 좋은 예시들을 보여준다. 1분 22초경이 이 골은 로베르 피레의 좌측에서 우측으로의 움직임이 어떻게 첼시 센터백들을 유인하여 파트릭 비에이라가 침투할 공간을 만들어 내는지 보여준다.


이것은 비슷하지만 좀 더 최근의 예시이다. 시오 월콧의 우측에서 좌측으로의 움직임은 네만야 비디치를 자신의 자리에서 끌어내어 사미르 나스티가 침투할 공간을 만들어낸다.


마찬가지로, 공이 없을 때의 움직임 뿐만 아니라 공을 가졌을 때의 좋은 움직임 또한 공간을 만들어낸다. 움직임에 관해서는 피오렌티나의 알베르토 질라르디노보다 좋은 선수가 없는데, 아래의 비디오는 왼쪽으로 파고드는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를 위해 그가 공간을 만들어내는 아주 아주 간단한 예시이다. 질라르디노는 중앙쪽으로 공을 두 번 치고 들어가 수비수들을 중앙쪽으로 몰아간 후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에게 공을 넘겨주는데, 결과적으로 그는 무주공산에서 홀로 골 찬스를 맞이하게 된다.


#5: 4선전술로의 회귀


일반적으로 축구 포지션은 수비수, 미드필더, 그리고 공격수로 분류된다. 어느 판타지 풋볼 사이트나 UEFA스쿼드 목록을 봐도 선수들이 이 세 분류로 나눠진다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것은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4개의 라인을 이루게 되는 현대 축구 전술의 진보를 감안하지 않은 분류이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미드필더들이 두개의 라인을 이루게 되었다. 미드필더들은 수비적이거나, 공격적이게 되었는데, 일부 포워드들 또한 좀 더 내려와 공격적인 미드필더 라인에서 플레이하기도 한다. 이상하게도, 이것은 50년 전에 사용되었던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것 처럼 보이는데, 그 시기는 3-2-2-3 전술, 혹은 W-M포메이션이 지배적으로 사용되던 시기였다.


4선시스템의 2선 공격수들이 3선시스템의 중앙 미드필더와 센터백들 사이에서 플레이하며 그들을 자기 자리에서 끌어내려고 하는 상황에서, 가장 자연스런 대처법은 4선으로 맞대응하는 것이었다. 똑같은 4-2-3-1로 대응하든 4-1-2-3에 가까웠던 첼시 스타일의 4-3-3을 따라하든 했어야 했는데, 이제 양쪽이 모두 4선 전술을 사용하게 되었다.


이제 4선의 분류에 들어맞지 않는 두 가지 종류의 선수들에게는 문제가 생겼다. 먼저, 조나단 윌슨이 설명했듯이 박스 투 박스 스타일의 미드필더들이 더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들은 수비를 하고 공격형 미드필더들은 공격을 하게 되었다. 공격과 수비 모두에 능하며, 미드필더의 2선 중 어느 쪽에서도 플레이 할 수 있는 선수들이 있는데(예를 들면 미하엘 발락이나 안데르손), 그들이 두 역할을 동시에 맡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것은 현대 축구에서 빨라진 스피드 때문이기도 한데, 많은 팀들이 역습을 즐겨하며 이러한 역습은 전력질주를 해야만 하는데 미드필더들이 공격과 수비 모두를 위해 90분동안 전력질주를 해대는 것은 불가능하다. 20년전, 경기가 좀 더 느린 템포로 진행될 때에는 이것이 가능했다.

(원글의 댓글로 로베르티쿠스라는 사람이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들의 역할은 공격형 풀백들에게 전가되었다고 지적한다. 이것은 일리가 있는 것이, 주로 풀백들이 경기장에서 가장 많은 활동량을 보여주며 경기장에서 공격과 수비 모두 해내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가 생긴 나머지 유형의 선수로서는 발이 빠르지 않은 측면 미드필더들이다. 발이 빠른 측면 공격수들은 4-3-3이나 4-2-3-1 전술에서의 윙어 역할을 손쉽게 할 수 있지만, 발이 빠르지 않다면 그런 공격전술에서 제 역할을 하기란 매우 어렵다. 대표적인 예가 데이비드 베컴이다. 4-2-3-1에서, 그는 홀딩미드필더로 뛰어야 하는가 아니면 공격형 윙어가 되어야 하는가? 그는 전자를 수행하기에는 수비적인 기술이 없으며, 후자를 수행하기에는 주력이 부족하다. 그가 이번 시즌에 공격적인 4-3-3을 수행하는 밀란으로 이적해 왔을 때, 아무도 그거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알 수 없었고, 실제로 그는 우측면에나 중앙 미드필더 역할 그 어느것도 어울려 보이지 않았다. 기가 잉글랜드 팀 스쿼드에 이름을 올리고 있긴 하지만, 4-4-2로 언급되고 있긴 하지만 실제로는 4-2-3-1에 가까운 전술 하에서 그가 우측에서 선발출장하는 것을 보기란 어렵다. 이는 그가 발이 빠르지 않기 때문인데, 따라서 아론 레논이나 시오 월콧, 그리고 심지어 숀 라이트 필립스가 그 보다는 선발출장 경쟁에서 앞서 있다.


이러한 흐름이 미래에도 진행될까? 스트라이커 없이 경기하는 포메이션들의 등장과 함께, 우리는 미래에는 전통적 최전방 공격선을 무시하는 4-3-3-0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혹은 우리는 브라질과 같은 시스템들을 더 보게 될지도 모르는데, 그들의 전술은 딱히 정형화된 틀로 분류하기 어려워 상대 수비와 미드필더들이 누구를 마크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렵게 한다.


#6: 포처들의 몰락


90년대 중반으로 돌아가 축구팬100명에게 프리미어쉽에서 가장 뛰어난 피니셔가 누군지를 물어본다면, 아마 대부분이 로비 파울러라고 대답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크지도 않았고, 빠르지도 않았고, 몸싸움이 강했던 것도 아니고, 기동력이 뛰어났던 것도 아니었지만, 그에게 공을 주기만 하면 놀라울 정도로 꾸준히 그는 골을 넣었다.


오늘날의 프리미어쉽에서 그와 비슷한 유형의 탑 레벨 선수를 찾기란 쉽지 않다. 대단한 득점원들이 있긴 하지만, 그들은 파울러와는 달리 기술이 있거나 주력이 있거나 둘 중 하나는 가지고 있다. '위대한 피니셔'라고 이름을 붙일만한 선수들은 모두 빠른 선수들인데, 페르난도 토레스, 저메인 데포, 또는 데런 밴트가 그들이다. 다른 '많이 움직이는 스트라이커들'(out-and-out strikers를 의역), 예를 들면 바비 자모라나 에밀 헤스키 같은 선수들은 득점능력 외에도 그들의 공을 받아주는 플레이 때문에 기용된다. 이제는 득점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팀의 전체적 게임 운영에 도움이 되어야만 한다.


파울러가 아직 34살 밖에 되지 않은 것은 놀라운 일인데, 그는 데이비드 베컴과 나이가 같다. 베컴이 잉글랜드 대표팀 스쿼드에 아직 이름을 올리고 있는 반면 파울러는 호주 A-리그의 노스 퀸스랜드 퓨리의 벤치에 앉아 있다. 그의 신체적 능력 쇠퇴 역시 이에 영향을 미쳤겠지만, 사실은 그는 현대 축구 경기에서 요구되는 주력, 움직임, 그리고 영리함이 부족한 선수라는 것이 더 큰 이유가 되겠다. 그의 탑 수준의 선수로서의 커리에는 그가 2003년 케빈 키건의 맨체스터 시티와 계약했을 때 끝났다고 할 수 있는데, 이 때 그의 나이 27세였다. 부상을 겪었고 더 이상 빠르지 않은 마이클 오웬이 그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것일까? 그럴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오웬은 올라운더에 가까운 선수가 되도록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옛날처럼 주력에만 의존하지는 않는다는 뜻).


그가 그렇게 인기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요즘에는 '새로운 로비 파울러' 소리를 듣는 유망주들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그 칭호는 에두아르도가 처음 아스날과 계약을 맺고 아직 수비진에게 읽히지 않은 상태로 왼발로 엄청난 골 기록을 이어 갈 때 잠시 붙여졌었지만, 두두는 파울러보다는 훨씬 다재다능한 선수였고, 쓰리톱의 왼쪽에서 자주 플레이했었는데 이는 파울러가 절대로 할 수 없었을 일이다.


또한, 현재 원론적인 의미에서의 피니셔로 남아 있는 단 한명의 프리미어쉽 선수를 꼽자면 에버튼의 팀 케이힐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는 한박자 늦게 박스로 침투하는 미드필더이다.


심지어 전통적 포처에 가까우며 경기당 득점 기록에서 역대 3위의 생산성을 보인 바로 그 루드 반 니스텔루이마저 탑 레벨의 현대축구에서 요구되는 다재다능함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기꺼이 내쳐졌다. 그의 골 기록은 경이로운 수준이었는데, 219경기에서 150골을 넣었지만 가장 중요한 통계는 팀의 우승 기록이 될 것이다. 맨유는 그가 오기 직전까지 3년 연속 리그 우승을 했었고, 그가 떠난 직후부터 3년 연속 리그 우승을 했었다. 그가 있을 동안에는? 5년동안 단 하나의 타이틀만 땄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와 같은 스트라이커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7: 스쿼드 로테이션


비록 이것이 직접적으로는 경기장에서의 전술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스쿼드 로테이션의 개념은 유럽 탑 수준의 팀들에게는 필수가 되었고 감독들이 팀의 전술을 짜고 선발 명단을 작성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1980/81 시즌에 아스톤 빌라가 리그 우승을 했는데, 71년만의 우승이었다. 가장 주목할만한 숫자는 그들의 총 승점이나 득점, 혹은 실점 기록이 아닌 그들이 기용한 선수들의 숫자였다. 42번의 리그 경기에서 그들은 고작 14명의 선수만을 기용했는데, 이는 오늘날 대부분의 프리미어쉽 팀들이 한 경기에서 기용하는 선수들의 숫자이다. 브렘너, 코완스, 디시, 에반스, 게디스, 깁슨, 맥너트, 몰리, 모르티머, 림머, 쇼, 스웨인스, 윌리엄스, 윗트. 세어 보면 딱 14명이다. 이 중 7명이 42경기 모두에 선발출장했다.


알렉스 퍼거슨 경이 지난 시즌(2008/09)시즌에 맨유로 우승할 때 몇 명의 선수를 기용했을까? 추측해 보라- 답은 맨 밑에 있다.


말하자면, 퍼거슨은 맨유가 챔피언스리그를 우승하였던 두 시즌에 걸쳐 두번이나 스쿼드 운영에 혁신을 일으켰다. 1998/99시즌에 맨유는 1군에서 4명의 스트라이커를 효율적으로 기용한 팀이 되었다. 드와이트 요크와 앤디 콜은 굉장한 파트너쉽을 보였지만, 아마도 테디 셰링험과 올레 군나르 솔샤르가 그들보다 축구선수로서는 더 낫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효율적인 선수기용으로 공격력 감소의 손실 없이 퍼거슨은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공격자원들에게 휴식을 제공할 수 있었다. 심지어 빌라 파크에서의 FA컵 준결승 재경기에서는, 퍼거슨은 그의 스타 선수들을 제외하는 자신감까지 보였다. 앤디 콜은 명단에서 제외되었고, 폴 스콜스, 드와이트 요크, 그리고 라이언 긱스는 벤치에 앉았다. 이 경기에서 긱스는 바로 그 유명한 골을 넣게 된다.


이 개념은 향후 10년동안 지대한 영향을 미쳤는데, 그들이 리그와 챔피언스 리그를 동시에 우승하였던 2007/08 시즌에, 맨유는 로테이션 개념을 확장시켰다. 놀랍게도, 그들은 정해진 베스트 11 없이도 두개의 가장 큰 대회에서 우승을 하였다.


비슷한 개념을 펩 과르디올라의 바르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번 시즌에는 그들 역시도 명단의 변화 없이 리그를 진행하고 있지 않으며, 리그에서 같은 명단으로 나온 것은 두 번에 불과하다. 라파 베니테즈는 리버풀에서 로테이션으로 비난을 계속 받았지만, 문제는 로테이션 그 자체가 아닌 제라드와 토레스가 출장하지 못할 때 그들을 대체할만한 스쿼드의 질과 양에 있었고, 이것은 로테이션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로테이션이 왜 이렇게 중요한 요소가 되었을까?


먼저, 챔피언스리그의 확대로 인해 탑 수준의 팀들이 더 많은 경기를 뛰게 되었고, 이것은 선수들의 피로도를 증가시켜 모든 경기에서 같은 라인업으로 나올 수는 없다는 것을 뜻한다. 사실, 아스톤 빌라가 14명의 선수로 리그를 우승한 다음 해 그들을 유러피안 컵을 우승하기 위해 나셨지만, 증가된 경기숫자는 국내리그에서 그들의 퍼포먼스를 갉아먹는 역할을 해 그 해 그들은 11위에 불과한 성적표를 받았다. 여러 대회에 동시에 출전한다면 한 시즌에 최대 60경기까지 치르게 되고, 최고 수준의 신체적 능력을 갖춘 이들 외에는 그 모든 경기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이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물론, 현대축구는 경기의 스피드가 빨라지고 더욱 치열해져서(increased intensity) 선수들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데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는 것들 중 하나가 선수들이 푹 쉬었기 때문에 피로해지지 않는다는 개념이다. 피로라는 것은 잘못 사용되고 있는 단어인데, 이것은 어느 형태로는 선수들이 뛸 수 없거나 90분을 다 소화할 수 없다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선수들은 모든 경기를 100%의 치열함/강도(intensity)로 뛸 수 없다. 두 선수를 로테이션 시켜 각자가 뛸 때마다 100%의 강도로 뛰게 하는 것이 한 선수를 모든 경기에 출장시켜 자기 능력의 70%만 발휘하게 하는 것보다 낫다.


조세 무리뉴의 신임받는 체력 코치가 설명하기를:

'로테이션을 하기 위해서는 한 번에 2~3경기를 고려해야 한다. 보통은 3명, 최대 4명의 선수를 팀 전체의 구성이나 밸런스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교대해야 한다. 왼쪽 풀백은 왼쪽 풀백과, 오른쪽 윙어는 오른쪽 윙어와 교대하는 식이다. 핵심은 자신의 팀을 잘 이해하고 그 순간 선수가 보여줄 수 있는 퍼포먼스를 잘 파악하는데에 있다.'


로테이션을 하게 되는 다른 이유로는 오늘날의 선수들이 더 자주 부상을 당한다는 데 있는데, 이것은 그들이 과거보다 튼튼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모순처럼 보일 수 있는데, F1 차량을 생각해 본다면, 그 차들은 4번의 대회당 한 번꼴로 고장이 난다. 만약에 포드의 포커스 차량을 운전해 버밍엄과 런던을 오가는데 20번에 5번 고장이 난다면 별로 기분이 좋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F1차량만큼 빠른 차를 만드는 것의 반대급부가 안전도의 하락인 것과 마찬가지로, 놀라울 정도로 튼튼한 축구선수들의 탄생의 반대급부 역시 증가된 부상위험이다. 믹 매카시는 12월 맨유를 상대로 한 원정경기에서 명백한 후보선수들을 기용한 것에 대해 비난받았지만, 사실 그의 판단은 제대로 된 것이었다:

'나는 한 경기에서 부상을 당할 위험성은10%라고 카를로 안첼로티가 말한 기사를 읽었다. 그 수치는 3~4일 내에 다른 격렬한 경기를 치뤘을 경우 30%~40%로 증가한다. 이것은 그렇지 않아도 믿을만한 얘긴데, 이것은 AC밀란이 세운 밀란 랩 리서치 센터에서 나온 얘기다.'


로테이션은 서포터들에게는 여전히 완전히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으며, 주류 미디어들 또한 이를 환영하지는 않는다. 클럽이 이미 충분한 숫자를 보유하고 있는 포지션에 빅 네임 사이닝을 할 때마다, '그들이 주전 경쟁을 이겨낼 수 있을지'에 대한 얘기들이 나오는데, 사실 맨유와 바르샤가 보여줬듯이, 과거와 같은 '베스트 11'은 존재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경기 리포터들은 선수들의 명단을 읽을 때 '맨유는 지난 경기에서 4명의 선수를 교체했는데요.'라는 얘기를 하는데, 마치 우리가 매번 바뀌는 지난 경기의 선발 명단을 기억하기라도 하는 줄 아나보다.


아무튼, 스쿼드 로테이션 시스템은 현대의 탑 레벨 축구클럽에게는 필수적이다.


맨유 스쿼드에 대한 질문의 답은 놀랍게도 33인데, 이는 빌라가 80/01시즌에 사용했던 선수들의 숫자의 2배를 가뿐히 뛰어넘는다. 안데르손, 베르바토프, 브라운, 캠벨, 캐릭, 다 실바, 드 라엣, 엑컬스리, 에반스, 에브라, 퍼디낸드, 플레처, 포스터, 깁슨, 긱스, 하그리브스, 지성, 쿠쉬착, 마케다, 마누초, 마르틴, 나니, 네빌, 오셰이, 포제봉, 호날두, 루니, 스콜스, 테베즈, 토시치, 반데사르, 비디치, 그리고 웰벡이 출전하였다. 빌라는 7명이 전경기에 출장했지만, 맨유는 단 한명도 그러지 않았고 3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도 호날두와 비디치가 유이하다.


#8: 주력


이것에 대해서는 별로 길게 말할 것이 없다. 말 그대로이다. 지난 10년동안, 주력은 젊은 선수들에게 요구되는 아마도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이것에 대한 이유는 아마도 역습에 대한 선호도의 증가에 있을 것이다. 역습에 대한 개념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1930년대의 허버트 채프만의 아스날 시절에도 상대를 끌여들여 포워드들에게 빈 공간을 파고들게 하곤 했다. 하지만 현대축구에서는 선수들의 기술이 진보하였고, 패스하기에 적합하도록 경기장 상태가 매우 좋아졌고, 수비수들은 고의적인 반칙을 하였을 때 카드를 피하기 어려워져 역습이 유럽 대부분의 팀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었고, 주력은 명백하게도 여기서 큰 역할을 맡는다.


그 시절의 아스날로부터 70년 후의 아스날은 좋은 비교대상이 된다. 시오 월콧 대 세바스티안 라르손. 누가 공을 가졌을 때 더 좋은 선수인가? 월콧은 드리블을 더 잘 하고, 라르손은 영리한 패스를 더 잘 넣어줄 수 있다. 하지만 월콧은 100m를 11초에 주파할 수 있고 라르손은 프리미어쉽 기준으로 조금 느리기 때문에, 월콧은 4시즌동안 아스날 1군에서 기회를 잡은 반면 라르손은 단지 리그 3경기 출장에 그쳤다. 아스날의 한 코치는 그 당시 라르손은 빠르지 않기 때문에 아스날의 시스템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주력을 제외하고는, 두 선수 사이에는 별 다른 능력의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물론, 월콧이 오늘날 다른 프리미어쉽 선수만큼 주력에 의존한다고는 할 수 있다. Football365의 피트 길은 아스날이 첼시에게 0-3으로 패한 경기에 대해 코멘트하면서 '시오 월콧정도의 수준의 선수가 그렇게까지 축구 재능이 없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가 만약 발이 빠르지 않았다면 그는 프로선수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에게 다른 재능은 아무것도 없다.' 월콧의 아버지는 좀 더 순화하여, '월콧의 주력이 그가 다른 선수들보다 나은 점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물론, 주력을 제외하고서 선수를 평가할 수는 없고, 그것이 바로 월콧이 리그 최상위권 팀에서 주전경쟁을 펼치고 있는 반면 라르손이 중위권 팀에서 뛰고 있는 이유이다.


관련된 퀴즈 하나. 2003/2004시즌이 시작할 때, 아스날은 선수들을 대상으로 피지컬 테스트를 실시하였다. 그 중 하나가 선수들이 얼마나 빨리 60m를 질주 할 수 있느냐인 것이었는데, 1위는 티에리 앙리, 2위는 저메인 페넌트였다. 그렇다면 3위는 누구였을까? 후보는 10명이다. 데니스 베르캄프, 가엘 클리시, 애슐리 콜, 에두, 질베르투 실바, 로랑, 프레디 융베리, 로베르 피레, 바트릭 비에이라, 실벵 윌토르. 답은...놀랍게도 데니스 베르캄프이다.


#9: 다재다능한 공격수들


1990년대 후반의 위대한 공격수들은 뚜렷한 포지션이 있었다. 가브리엘 바티스투타, 조지 웨아, 그리고 호나우도는 센터포워드였고 지네딘 지단, 마누엘 루이 코스타는 중앙 플레이메이커, 루이스 피구, 라이언 긱스, 그리고 마크 오베르마스는 윙어들이었다. 오늘날에는, 이미 자리를 잡은 최고의 선수들조차도 그들의 포지션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해진 답이 없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원래는 윙어였지만 전방에서 자주 플레이하고 있으며, 리오넬 메시는 전통적 아르헨티나 스타일의 10번 선수였지만 윙포워드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고, 이제는 최전방에서 자주 플레이한다. 아무도 웨인 루니의 베스트 포지션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내놓지 못했는데, 그는 스트라이커 밑의 공간에서 플레이 하기도 하고, 스스로 최전방에 올라가기도 하고, 혹은 측면에서 경기를 펼치기도 한다. 물론 예외적인 경우도 있는데,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페르난도 토레스는 의심의 여지없이 스트라이커들이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요즘 탑 플레이어들이 정해진 포지션이 없다는 주장에 대한 충분한 반박이 되지는 못한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게 된 데에는 다섯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유럽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전술이 4-4-2에서 4-2-3-1, 혹은 4-5-1/4-3-3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데이비드 베컴과 같은 전통적인 측면 미드필더들의 가치가 떨어지고 좀 더 전방에서 플레이하는 윙포들이 등장하게 됨을 의미한다. 이들은 좀 더 빠르고, 직접적으로 공격을 가하며, 준수한 피니시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중앙 공격수에게 빠를 뿐만 아니라 공을 가졌을 때도 좋은 모습을 요구하게 됨에 따라 측면 공격수들과 중앙 공격수들은 어쩔 수 없이 서로 비슷한 모습을 띄게 되었다. 따라서, 티에리 앙리나 안드레이 아르샤빈은 중앙 공격수나 윙포 역할은 무리없이 맡을 수 있지만, 그 둘 모두 4-4-2의 측면 미드필더를 맡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것에는 다른 더 단순한 설명도 있는데,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4-2-3-1과 같은 4선전술에서는 4-4-2와 같은 3전술에 비해 포워드들의 원래 활동반경과 윙포로 뛰게 되었을 때의 활동반경이 더 가깝다는 것도 한 이유가 될 수 있다.


두 번째로, 스쿼드 게임의 등장이다. 지난 10년동안 탑 팀들의 스쿼드들이 질적 그리고 양적으로 엄청나게 발전했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별로 없다. 스쿼드 로테이션은 더 이상 의문을 제기할만한 개념이 아니고 반드시 해야만 하는 것이다. 간단한 산수를 해 보면 스리톱을 사용하는데 4명의 공격수만 있고, 그들이 중앙 공격수나 윙포 둘 중 하나만 할 수 있다면, 최소 한명은 로테이션 시스템에서 제외되어 모든 경기를 뛰어야만 하고, 이것은 그가 모든 경기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어렵게 한다. 따라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같이 다양한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선수들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세 번?로, 현대 축구에서 움직임의 중요성이다. 영리하고 뛰어난 움직임은 상대 수비문을 열어제끼는데 있어 서의 핵심이다. 이것은 a) 선수들이 경기 시작할 때의 포지션에서 다른 지역으로의 움직임을 자주 보여야 한다는 것과 b) 지속적으로 이것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자신의 원래 포지션이 아닌 곳에서의 플레이에도 익숙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네 번째로, 공격자원들에게 다른 공격 역할을 부여하는 것 자체가 현대의 축구 전술이라는 주장도 있다. 대부분의 유럽 최상위권 팀들은 4명의 수비수와 최소 두명의 중앙 미드필더들을 보유한다. 다른 가능성, 예를 들어 스리백과 같은 경우는 거의 없다. 따라서, 포메이션의 구성이 대동소이한 만큼 감독간 지략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공격자원들에게 다양한 역할을 부야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유럽 대륙에서는 어릴적부터 선수의 전술적 움직임에 대하여 교육을 하고 있다. 4-3-3이나 4-2-3-1에서 가장 편안하게 플레이하는 선수들은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고 네덜란드 출신의 선수들이다. 잉글랜드 축구가 전통적으로 전수들에게 4-4-2만 가르친 반면, 다른 국가의 선수들은 선수들의 다재다능함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 조세 무리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잉글랜드에서 어린 선수들에게 다양한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가르치지 않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 그들은 그저 한 포지션에 대해 배우고 그 역할만을 계속 소화한다. 나에게 있어, 스트라이커는 단순한 스트라이커가 아니다. 그는 움직이며 공간을 만들어야 하고, 크로스를 올릴 수 있어야 하며, 이것을 서로 전혀 다른 전술인 4-4-2나 3-5-2에서도 해낼 수 있어야 한다.'


다재다능한 공격자원은 물론 최근에 새로 탄생한 개념은 아니다. 예를 들어 바비 찰튼은 그의 커리어를 통틀어 수많은 역할을 소화했다. 하지만, 다재다능함은 현대 축구에 있어서는 필수사항이다. 1990년대에는 다양한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선수들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폴 메르손(Paul Merson)이나 엔리코 키에사(Enrico Chiesa) 같은 선수들은 자신들의 진가를 알아주는 시대보다 10년쯤 먼저 태어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0: 공격형 풀백의 등장


잉글랜드의 2000년대의 첫 번째 국제대회에서는 풀백으로 네빌 형제들이 나섰다. 잉글랜드의 2010년대의 첫 번째 국제대회에서는 애슐리 콜과 글렌 존슨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포지션이 단단하고 안정적인 선수들로부터 빠르고 더 공격적인 선수들로 채워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낼 때 이보다 더 좋은 예는 없을 것이다. 언제부터 풀백들의 공격능력이 이렇게 중요해졌는지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다. 이들이 이렇게 중요해진 데 있어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빈 공간을 찾아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포지션에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4-4-2 대 4-4-2 전술에서는 측면 미드필더들이 측면 미드필더들을 마크하기 때문에 풀백들이 그들 전방에 있는 공간을 향해 뛰어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선수들이고, 따라서 경기장 다른 어느 선수 못지 않게 공에 많이 관여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경기후 통계들은 풀백들이 일반적으로 다른 어떤 선수들보다도 많이 뛴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유행은 2000년대 초반 아슨 벵거의 아스날이 잘 나타내고 있다. 전통적인 풀백들인 리 딕슨(Lee Dixon)과 니겔 빈터버른(Nigel Winterburn)들이 버티고 있는 팀을 맡아, 벵거는 그들을 자신이 부임했을 당시에는 수비수들도 아니었던 선수들로 대체했다. 애슐리 콜은 아스날 유스팀의 전도유망한 공격수였고 로랑은 마요르카에서 공을 갖고 플레이하는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었다. 벵거가 일부러 공격자원들을 풀백 포지션으로 내렸다는 것은 그의 전술에서 풀백들의 공을 가졌을 때의 모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나타낸다. 같은 현상이 유럽에서 나타났다. 지안루카 잠브로타는 그의 커리어 초기에 바리와 유벤투스에서 전도유망한 오른쪽 윙어로 활약했지만, 마르셀로 리피에 의해 왼쪽 풀백으로 포지션 전환을 했으며 세계 최고의 풀백이 되었다.


축구 전술의 전문가인 조나단 윌슨은 풀백이 팀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들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경향이 얼마나 심화되었던지 측면 미드필더들은 상대 풀백의 전진을 저지하는 것을 1차 목표로 해서 출전하기도 한다. 최근 알렉스 퍼거슨 경이 이러한 것으로 효과를 봤는데, 웨인 루니와 박지성이 이러한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였고 안토니오 발렌시아 역시 애슐리 콜을 상대로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공격적 풀백의 유행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많은 팀들은 그들의 가장 창조적이며 위협적인 공격수들을 현재 측면에 배치하고 있다. 리오넬 메시, 안드레이 아르샤빈, 호나우딩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그런 예들이며 이것은 2000년대 초반 많은 팀들이 중앙 공격형 플레이메이커들을 기용하며 뛰어난 윙어들이 부족했던 시기에 비해 풀백들에게 수비적인 역할이 강조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무튼, 2000년대는 풀백의 역할이 매우 많이 달라진 시기였다. 딱 한 선수만을 꼽아 이것을 설명하라고 하면, 카를로스 알베르토와 카푸를 낳은 나라에서 탄생한 인테르의 마이콘을 꼽을 수 있다. 이것은 그가 이번 시즌의 첫 밀란 더비를 정리하는 모습의 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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