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언제부터 우리를 앞섰을까?


일본과 우리나라의 비교 기준을 경제력으로 잡았을 때 과연 언제부터 우리와 일본은 차이가 났을까 하는 것은 예전부터 궁금했었다. 보통 사람들의 일반적 인식은 임진왜란 직전 정도인 1500년대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도 많고, 혹자는 조선 통신사의 예를 들며 메이지 유신 이후 공업화에 성공해서 일본이 우리를 앞질렀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실제로는 어땠을까?


우리가 경제력을 비교하기 시작한 것은 GNP나 GDP 등의 지표가 개발되고 난 이후의 일이다.

예전에는 이런 것을 비교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오늘날은 굉장히 쉬워졌다.


그리고 예전의 자료를 바탕으로 오늘날 기준으로 환산하여 비교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예전의 역사, 산업혁명 이전 시대에는 경제성장률이라는 것이 별 의미가 없었다.



대항해시대 이전에는 0.0x% 성장하는 게 보통이었다. 이때는 생산성도 전 세계 어딜가도 크게 다르지 않았던 시기라 그냥 인구 많으면 총생산도 많은 시기였다. 인구가 많으면 경제력은 기본이며 군사력도 좌우했다. 

인구는 경제력이고 군사력이며 국력 그 자체였다.


삼국지에서 제갈량이 그토록 북벌을 서둘렀던 이유도 바로 인구에 그 해답이 있다.

곡창지대를 영토로 삼았던 위나라와 달리 촉나라는 주로 산악지방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식량 배급부터 엄청난 차이가 났다.

식량이 풍부하니 많은 사람을 먹일 수 있고 농사를 많이 지으니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아이를 많이 낳는다.

해가 갈수록 위나라와 촉나라의 국력 차이가 벌어지니 제갈량의 입장에선 하루라도 빨리 북벌을 이뤄내야 했던 것이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인구를 살펴보자.


이미 삼국시대부터 우리보다 일본의 인구가 더 많다. 그 때 이미 2배에 가까운 인구가 일본에 있었다.

1000년 동안 생산성에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인구가 증가하는 속도도 거의 일정했다.

유럽도 로마 멸망 이후 중세 1000년 동안을 암흑의 시대로 간주한다. 생산성의 변화가 거의 없었다.


1500년을 봐도 거의 그대로이다. 일본은 1540만명, 한국은 800만명. 거의 2배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 유지가 되고 있다.

그게 1700년이 되면 오히려 차이가 벌어진다. 2배 이상이 된다. 1820년 즈음에는 더 벌어진다.






1인당 GDP는 어땠을까? 1500년 이전의 시대에는 거의 비슷하다고 간주한다.

한국의 1인당 GDP는 나와 있지 않지만 대략 추정해볼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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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was the second biggest of the “other Asia” countries. Until the 1870s, it was a hermit

kingdom with only exiguous contact with the outside world except China. Its social organisation and

technology were very close to the Chinese model, and there is reason to suppose that its economic

performance was similar to that of China, i.e. stagnant per capita income at a level above the Asian

norm. The major disturbances to Korean development because of the Mongol and Japanese invasions

happened before 1500.


한국은 기타 아시아 국가들 중 두번 째로 경제규모가 큰 나라였으며 1870년대까지 중국을 제외한 나라와는 거의 접촉이 없어 은자의 나라로 불렸다. 한국의 사회적 조직은 중국식에 매우 가까웠는데, 이것이 1인당 소득이 아시아 기준을 넘어선 수준에서 정체된한국의 경제적 성과가 중국가 비슷했다고 가정하는 이유이다. 한국 발전의 주요 저해 요인은 1500년 이전에 발생한 몽골과 일본의 침략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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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중국, 일본, 인도를 제외한 나라 중에서는 인도네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경제규모가 큰 나라로 꼽히고 있다.

동남아시아는 물론 중앙 아시아나 서아시아 등은 현대로 올 수록 점점 하락세를 보이는 모양세다.


GDP라는 게 이 때는 거의 인구 따라 갔다고 보면 한국의 1인당 GDP도 중국이나 일본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을 것 같다.


자료를 통해서 봤을 때 일본은 우리보다 항상 인구가 많았다.

그렇다면 역사 이후 결국 일본이 우리보다 경제규모가 작았던 적은 거의 없었다고 보는 게 타당한 것 같다.


일본이 우리보다 인구가 많았던 이유는 지리적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일본은 외세의 침략에서 거의 자유로웠다.

그나마 의미 있는 침략이 여몽 연합군의 침략이었는데 이것도 태풍 등의 악재로 실패했다.


그 이후에는 네덜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상선들이나 좀 들락거리는 정도였고 

중국 등과의 전투도 없었다.


고려, 조선과의 대마도 등 큐슈 인근 전투를 제외하면 일본 본토 혼슈는 사실상 외세의 침입과 거리가 멀었다.

유일하게 일본을 침략할만한 지리적 조건을 갖춘 우리는 

항상 중국과 이민족 국가들의 침략에 노출되어 있었기 때문에 대규모 해상 원정을 떠날 여력도 되지 않았다.


그 덕에 인구를 계속 우리보다 많은 상태로 유지하지 않았을까? (원래 많긴 했지만)


1인당 GDP의 차이가 벌어진 것은 대략 19세기 이후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본다.


이게 논문 쓰는 게 아니라 굉장히 거친 분석일 수 있지만 큰 그림에서 보면 틀리지는 않을 듯...


마지막 궁금증


일본이 우리보다 항상 경제규모가 컸다면 왜 일본이 본격적으로 침공한 것은 1592년이 되어서나 일까


위 논문 자료에서도 나왔듯이 우리 경제의 발전을 막는 장애요인 중 가장 큰 것이 일본의 침략이었다.

1500년 이전에는 소위 '왜구'라 불리는 해적?들이 수시로 침공했다.

역사 기록을 보면 정말 1년에도 수십 차례 수백 차례씩 쳐들어 와서 약탈을 해갔다고 나온다.

그것때문에 각 왕조에서 골머리를 썩었었다.



<16세기 왜구들의 활동 영역. 그야말로 해적들이다.>


그런데 이 때의 침략은 일본 전체에서 온 게 아니라 각 지역별로 왔었기 때문에 본격적인 침공이라 보기는 힘들다.

일본은 강력한 중앙집권화가 되지 않고 각 지방의 영주들이 통치하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일본 전체를 더하면 우리보다 경제규모도 크고 군사력도 세지만 그게 안 돼서 지들끼리 치고박고 싸우는 것에 더 집중했던 것 같다.


또한 대규모 해상 원정을 떠날 기술력도 없었다.


1493년부터 시작된 전국시대로 이 싸움이 절정에 달하고 1568년 오다 노부나가가 어느 정도 패권을 장악한 이후 부하의 반란으로 죽고 그 틈을 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기회를 잡았다. 그러다 1590년 일본 전국을 통일하며 도요토미의 시대를 알린다. 


그리고 마침내 1592년 임진왜란이 터지게 된다.


결국 도요토미 히데요시라는 강력한 군주의 탄생과 중앙집권화된 정치체제가 조선 침략을 낳게 된 것이다.


인구가 더 많다는 것은 곧 군사력의 우위를 뜻했고 일본은 그것을 바탕으로 침공했다.


하지만 패퇴했고 히데요시 사후 1603년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집권하며 에도 막부 시대를 연다.


이때는 경제 문화적으로 발전을 이뤘고 조선과도 평화로운 시기를 보냈다.

아마도 수 백년 간의 싸움에 지쳐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평화를 원했던 것은 아닐까 싶다.


섬이 대륙과 떨어져 있어서 침공을 훨씬 덜 받는다는 점 자체가 어떻게 보면 행운인듯.


아래는 그냥 논문 중 한국에 대한 언급. 인구조사 어떻게 했는지 썼음.


Korea

Korea had a system of household population registers (hojok) for purposes of taxation and

manpower mobilisation from 1392 to 1910, from which bureaucratic records survive. 


These registers had very scanty coverage of the child population, there was substantial regional variance, with much

better coverage in Seoul, the capital. 


Kwon (1993) adjusted these records with the help of other historical documents, and information on family structure from the first modern census of 1925. 


Kwon and Shin (1977) provide annual estimates for 1392 to 1910. I used their estimates of population

movement for 1500, 1600, 1700 and 1910 and linked them to estimates of the 1910 level from

Mizoguchi and Umemura (1988) as described in Appendix A. The revised estimates are about twice

as high as those used in McEvedy and Jones (1978) which were based on the unadjusted results of the

population registers as reported in Lee (1936), pp. 40–1. For 0–1500 I assumed the same proportionate

movement as in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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